1. 역사가 사마광이 펴낸 전설적인 역사 교과서
이 책의 저자는 중국 북송시대의 정치가이자 역사가인 사마광(1019~1086)입니다. 그는 20세에 진사가 된 후 정치에 중심에서 활동하다가 신종이 혁신정책을 단행하자 정계를 떠나 15년 동안 낙양에 은거하였습니다. 그는 영종 때부터 역사가로 유명했으며, 그 뒤를 이어서 신종도 그의 능력을 높이 평가해 역사편찬에 전념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습니다. 그 결과, 1084년에 전국시대부터 송나라 건국 직전까지, 1362년간의 여러 국가들의 흥망성쇠를 담은 자치통감이 완성되었습니다. 그는 책 출간 다음 해에 몸이 쇠약해져 병으로 세상을 떠나고 맙니다.
자치통감은 '지난 일을 거울 삼아 치도에 도움이 되도록 한다'는 뜻으로, 역대 왕이나 리더들에게 아주 좋은 교과서로 평가되어 왔습니다. 세종대왕은 자치통감을 널리 권했으며, 손수 해설을 붙여 책을 다시 낼 정도로 이 책에 남다른 애정을 보였습니다. 마오쩌둥은 이 책을 17번이나 읽은 것으로 유명하며, 시진핑은 이 책을 각 사회 지도층의 교과서로 삼고자 하였습니다.
자치통감은 총 294권으로 이루어져 있어 분량이 상당하나, 이 책은 자치통감 중에서도 가장 중요하다고 판단되는 58편의 이야기를 선별해 한 권으로 엮은 이야기입니다.
2. 선정 이유 - 세종대왕 필독서
자치통감은 사마천의 사기, 증선지의 십팔사략과 더불어 유명한 고전입니다. 역사를 통해 세상을 보라는 말은 우리가 이미 익히 들어 알고 있는 명언이기 때문에, 어릴 때부터 역사책을 좋아한 저로서는 언젠가는 한 번쯤 읽어봐야 하는 목록에 있었습니다. 또한 옛날 조상님들은 어떤 지식을 공부했는지 항상 궁금해했기 때문에 세종대왕 필독서로 평가받는 이 책의 경우 관심이 많이 갈 수밖에 없었습니다.
얼마 전 리뷰했던 이중톈 선생의 '삼국지 강의'에서도 자치통감 내용은 자주 등장합니다. 그만큼, 꽤 많은 비중의 역사서의 내용이 자치통감이 그 출처라고 밝히고 있을 정도로 자치통감의 영향력은 상당합니다. 그렇지만 사마천의 사기와 더불어 자치통감 역시 요즘 사람들이 읽기 쉽지 않은 부류의 고리타분하며 딱딱한 책인 것은 인정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이 책은 자치통감 원본의 방대한 양을 획기적으로 한권으로 줄이면서, 나름 자치통감에서 중요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는 이야기들로만 꾸렸다고 하니 별로 걱정은 안 되었습니다. 결국 날것에 가까운 '진짜 고전'을 경험해 보고 싶었습니다.
3. 서평 - 1,362년 역사를 유유히 스캔하고 싶다면 추천
이 책은 자치통감 축약본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선비들과 황제들이 자치통감을 좋아하고, 자주 읽은 이유를 여실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 이유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 1,362년간의 긴 시간을 담고 있는 책인만큼, 그 시대를 말해 줄 수 있는 대표적인 사건들만 담아서 임팩트가 큰 에피소드들이 많습니다.
2) 저자의 사견이 최소화된 사료형태의 이야기이다 보니, 아주 담백하게 사건의 흐름만을 볼 수 있어 좋습니다.
3) 특정 국가의 이야기만 담은 것이 아니기 때문에 다양한 시대의 다양한 리더들의 흥망성쇠를 두루 살펴볼 수 있습니다.
다만 아쉬운 점은, 이 책을 엮은 이가 추릴 대로 추린 58편의 이야기도 가끔은 너무나 담백한 나머지 스토리의 포인트를 알 수 없는 경우들이 종종 있습니다. 자치통감의 원본을 읽은 분이라면 저와 다른 평가를 할 수 있는 가능성이 많지만, 아무래도 책이 커버하는 세월에 비해, 사건마다 지나치게 축약해서 쓰는 바람에 독자가 사건의 전체를 이해하기에는 너무 배경지식이 부족한 느낌인 경우가 꽤 있었습니다. 그래서 결과적으로 이 책을 모두 읽었을 때는, 대략적으로 각 시대에 어떤 유명한 사건들이 이 책에 담겨있구나 하는 것과, 각 시대 리더의 이미지 정도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결과적으로 '자치통감'의 유용성과 훌륭함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지만, 이 책, '한 권으로 읽는 자치통감'은 추천하고 싶지 않습니다. 이미 자치통감을 다른 버전으로 보셨거나, 역사 배경지식이 어느 정도 있는 분들은 쭉 리마인드 하는 요약본 느낌으로 보실 수 있겠지만, 저와 같이 전체적인 그림을 그려보려는 분들에게는 적합하지 않아 보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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