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새라 케슬러, 근로의 미래에 대해 말하다
저자 새라 케슬러는 노스웨스턴 대학을 졸업하고, '매셔블'에서 스타트업 보도 전담 편집자로, 그 다음에는 '패스트 컴퍼니'에서 선임기자로 활동하며 긱 경제를 전문적으로 다뤘습니다. 현재는 전 세계에서 가장 주목 받는 미디어 스타트업 '쿼츠'의 부편집장으로 활동하며 일의 미래에 관한 기사를 주로 쓰고 있습니다.
이 책은 프리랜서, 독립계약자, 임시직 등의 대안적 근로형태를 일컫는 단어인 '긱 경제(gig economy)'의 가능성과 그 위험성을 동시에 살펴보는 책입니다. 일의 의미, 형태가 변화하면서 정규직, 풀타임 근무직 자리가 점점 사라져 가는 추세에 미국에서는 노동자 3명 중 1명이 프리랜서라고 합니다. 이런 추세에 맞게 긱경제 역시 가파르게 성장 중인데, 저자는 이 같은 변화가 노동과 자본시장에 미치는 영향, 구직자, 노동자들이 직면한 도전에 대해서 다룹니다.
특히 저자는 아마존이 만든 인력 중개 서비스인 메커니컬터크와 이케아가 인수한 인력중개 플랫폼 태스크 래빗에 직접 가입하여 작업을 할당 받아 일해본 경험 등 실제 자신의 긱 경제 체험담을 책에 싣기도 했습니다.
2. 선정 이유 - 프리랜서 시대가 온다고?
점점 근로형태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이 바뀌고, 재택근무, 디지털 노마드라는 단어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으며, 코로나19로 재택근무가 일상화 되는 요즘, 진정한 뉴노멀 시대가 도래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닙니다.
긱 경제라는 말은 다소 생소할 수 있지만, 프리랜서는 우리에게도 친숙한 개념입니다. 저 또한 직장생활을 하면서 때때로 프리랜서 활동을 해오고 있습니다. 저나 주변 사람들은 일찍 인지하지 못했지만, 이미 우리는 긱 경제 안에 깊숙이 들어와 있습니다. 그런 변화에 대한 증거로, 예전과는 비교도 안될 정도로 프리랜서에 대한 인식이 좋아졌습니다.
불과 몇년 전만 해도 '정규직'에 대한 선망이 굉장히 강했는데, 이제는 시간, 공간적으로 자유로운 일을 꿈꾸는 젊은이들이 많이 증가했습니다. 또 기술과 인프라의 발전으로 크몽, 위시켓, 숨고 등 프리랜서 인력중개 플랫폼들이 대거 등장했으며, 우리는 어느새 이런 플랫폼들의 사용에 익숙해지고 있습니다. 이것이 과연 코로나19의 영향인지, 긱경제 전세계 확산의 추세인지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이런 추세를 체감하고 있는 1인으로서, 긱 경제가 무엇인지 파악하고, 진정한 N잡러가 되기 위한 전략을 세우기 위해 이 책을 선택하였습니다.
3. 감상평 - 균형있게 그려낸 직업, 직장의 미래
긱 경제(gig)는 프리랜서, 독립계약자, 임시직 등의 대안적 근로형태를 일컫는 단어인데, 한국에서 논란이 된 '카풀' 서비스나 '우버' 같은 공유 앱이 대표적입니다. 이 책은 이런 긱경제에 대해 어느 쪽으로도 치우치지 않고 실상을 전하려고 한다는 점이 좋았습니다.
전반부에서는 긱 경제로 인한 이점, 즉 일자리의 다양성이나 정규직, 풀타임 근무에 비해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라이프스타일 등을 다룹니다. 후반부로 와서는 긱 경제가 갖는 부작용이나 단점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긱 경제도 독립성, 유연성, 자유로움만이 그 특징은 아니며, 모든 사람이 기막힌 경험을 하는 것도 아니라는 사실이 여실히 드러나고 있습니다. 특히 2014년 9월 워싱턴 포스트에 리디아 데필리스 기자가 보도한 독립계약 청소원 앤서니 워커의 사연인데, 그는 시간당 10달러짜리 일을 하면서 박봉에, 산재보상, 실업급여, 유급휴가, 퇴직연급 같은 것이 전혀 없는 실정이라고 합니다. 우리나라도 이런 사각지대 근로자들이 많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2014~2015년을 거치며 이런 사례가 속속 등장하자 좋은 일자리를 구하기가 점점 어려워지는 상황에서 긱경제가 양질의 일감을 제공할 것이라던 이상론은 점점 외면받고 있는 실정입니다. 긱 경제의 많은 노동자들은 가난하며, 연간 3만달러 이하를 버는 사람의 비율이 평균보다 2배가 많았습니다. 이는 미국 4인 가족의 최저생활임금에도 못 미치는 수준입니다. 역사적으로 보면, 저임금 노동자는 직접 고용이 줄면 득보다 실이 많습니다. 한 조사 결과를 보면, 독립계약 청소원과 경비원은 조직에 정식으로 고용된 동종 노동자들과 비교시 소득이 각각 15퍼센트 정도 적다고 합니다.
긱 경제는 기계를 구입하는 비용이 더 저렴해지기 전까지 최대한 저렴하게 사람을 고용하는 임시방편이라고 평가되기도 합니다. 우버와 리프트가 대표적인 예인데, 트래비스 캘러닉은 2014년 한 행사에서 '우버가 비싸게 느껴진다면 그 이유는 차량에 대한 요금 뿐 아니라 그 차량을 운전하는 사람에 대한 요금도 내야하기 때문입니다. 운전하는 사람이 없다면 우버를 타고 어디를 가든 자기 차로 이동하는 것보다 비용이 적게 들겠죠'라는 듣기에 따라서는 무서운 말을 한 바 있습니다.
책을 읽기 전에는 긱 경제라는 다소 신선한 단어에 저조차도 미래지향적인 근로시스템이라는 막연한 긍정적 이미지가 있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결국은 기존 프리랜서, 비정규직, 임시직 시장에 유용한 온라인 플랫폼들이 보급되면서 고용주 입장에서 선택이 폭이 커지고 있는 그 정도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또한 그 흐름이 로봇, AI의 보편화 등으로 인해 점점 근로자들에게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는 것도 부인할 수 없습니다.
리뷰에서는 긱경제의 어두운 측면 집중했지만, 이 책은 긱 경제, 미래 프리랜서 시장 실상에 대해 파악할 수 있는 좋은 책임에는 틀림이 없습니다. 현재 정규직이든 비정규직이든, 프리랜서 희망자이든 아니든 노동시장의 변화가 궁금한 분에게 추천합니다.
감사합니다.
'책 리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멋진 신세계 - 행복의 정의에 대한 고찰 (0) | 2021.07.22 |
---|---|
투명사회 - 잠이 솔솔 오지만 중요한 이야기! (0) | 2021.07.22 |
클라우스 슈밥의 제4차 산업혁명 - 초연결 시대의 도래 (0) | 2021.07.22 |
빅뱅 우주론 강의 - 우주의 탄생 TMI (0) | 2021.07.22 |
페스트 - 코로나 팬데믹과 닮아있는 작품 (0) | 2021.07.22 |